Hovering Duration
2024
Caption, Seoul, KR
2024. 07. 26 ~ 2024. 08. 15







































Photo by Bokyoung Han


소개

이윤재의 2024년도 개인전 <Hovering Duration> '결국 모든 관객은 작품을 다르게 본다.'라는 기존의 인간의 시각 구조와 관련된 작업들을 통한 결론에서 나아가 관객이 실질적으로 전시를 다르게 경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둔 전시이다. UV안료를 활용하여 (전시에서 필수적이라 여겨지는) '볼 것'들을 숨겨놓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 전시에서 방문객들은 가장 먼저 맨눈으로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는 텅 빈 공간. 즉, 예상치 못한 것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작가에 의해 의도된 환경에서 관람객은 전시장에 설치된 유일한 오브제인 캐비넷 안의 UV랜턴을 이용해야만 무언가를 '볼 수' 있기에, 과연 닫혀있는 캐비넷을 열 것인지, 열더라도 UV랜턴을 꺼낼 것인지, 꺼내서 랜턴을 활용해 벽을 비춘다하더 라도 얼마나 그리고 어떤 순서로 무언가를 보게 될지는 온전히 그들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자신 만의 고유한 전시(=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참고로 관객의 자유로운 선택과 몰입을 위해 작가는 전시장에 머물지 않았으며, 플로어플랜과 서문도 제공되지 않았다.)

작가는 이 전시를 구상할 때, 각자 다른 때에 전시를 보고 나온 두 관객이 이 전시에 대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고 말한다. 전시 공간 안에 작품이라고 특정지을 수 있는 물리적인 형체나 현상이 뚜렷하게 존재한다면, 그 두 관객은 서로가 본 것이 어느 정도 같거나 비슷하다는 합의 아래 본 것을 위주로 대해 이야기를 나눌테지만, 애초에 그럴만한 것이이 없다면 그 둘은 어떤 얘기를 나누게 될 것인가. "이것이 과연 전시인가, 우리가 본 것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을 특정할 수 있는가."와 같은 진지한 감상 후기부터 "작가의 지인이라서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겠다" 와 같은 충분히 누군가의 전시를 보고 내뱉을 수 있을만한 말들이 이미 전시가 시작되기도 전에 벽에 숨겨져 작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듯 텍스트를 이용해 '작가-작품-관객의 감상'의 순으로 이어지는 시각 예술 의 관습적인 선형적 시간의 축을 비틀면서 감춰진 허구를 쫓는다. 보이는 대상과 본다는 행위 모두가 일시적이라면 이 전시를 통해서 과연 무엇이 시각예술로서 남는가.


후원 및 협력 

서울문화재단, 서울시
Caption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