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Hovering Duration»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Q2. 그동안 눈의 광학적인 차이에 초점을 둔 다양한 ‘보기’를 드러내는 이전 작업들과는 다르게, 이번 전시에서는 ‘보기’를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행위로 만들고자 하셨는데요. 이러한 변화에는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Q3. 전시에 텍스트가 주로 활용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Q4. 관객들의 다양한 감상 자체가 작품이 된다고 하셨는데, 그럼 작가님은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보실 수 있나요?
Q5. ‘Hovering Duration’이라는 전시 제목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Q6.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CᵃSOC01 Artist] Yoonjae Lee
이윤재는 시각 예술의 근본이 되는 '보기' 행위를 탐구한다. 특히, '보기'라는 행위의 중점을 눈의 각막으로 설정하여, 각자가 광학적으로 다르게 보고 있음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의 연구는, 시각예술은 이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연장선에 놓인 «Hovering Duration»은 시각예술의 '보기'를 선택적인 행위로 만듦으로써, 관객들의 각기 다른 눈 상태만큼이나 다양한 결과를 구축하려는 시도이다. 한편, 이러한 시도에는 특정한 대상을 작품으로써 여긴다는 것과 물질적인 작품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작가가 한동안 느꼈던 무력감이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 지친 상태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시각예술은 왜 꼭 그래야만 하는가?"와 같은 뻔하고 의미 없어 보이는 질문들을 이윤재는 오히려 진지한 태도로, 공간으로 옮겨놓는다. 작가는 «Hovering Duration»이 시각예술이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가 드러나는 사건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질문한다. 이곳을 맴도는 건 전시라는 개념일까. 작품이라는 현상일까. 관객이라는 존재일까.
2024. 07.
https://common-giant-364.notion.site/Artist-Interview-d21189738cbf4f36a4d7242f95466ae1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저는 시각 예술의 근본이 되는 '보기' 행위를 탐구하는 이윤재입니다. 그동안 '보기'라는 행위의 중점을 눈의 각막으로 설정하여, 각자가 광학적으로 다르게 보고 있음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제 작업 활동은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하며, 최근에는 시각예술이 관객의 다양한 상태와 선택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그 범위를 점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Q2. 그동안 눈의 광학적인 차이에 초점을 둔 다양한 ‘보기’를 드러내는 이전 작업들과는 다르게, 이번 전시에서는 ‘보기’를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행위로 만들고자 하셨는데요. 이러한 변화에는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2. 작년(2023년)에 했던 개인전을 통해서 저는 그동안의 각막을 중심으로 광학적인 실험이 메인이 되었던 연구활동이 막바지에 도달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뇌의 작용에 앞서 모두가 광학적으로 세상을 미세하게 다르게 본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으니까요. 조금 더 나아가 이러한 점이 시각 예술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물음표를 던지면서 그 전시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그동안 각막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눈의 상태를 시각화하고자 하는 굉장히 명확한 목표지점을 바라보면서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그다음 단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개인전 이후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꽤 많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 당시에 급격하게 무기력해지면서 어떠한 대상을 작품으로서 보는 것에 완전히 지쳐버리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전시를 아예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 그냥 정말 아무것도 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이 꽤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각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쏟아지는 시각적 자극에 지쳐버린 사람들이요. 아마도 그즈음에 전시장의 시각적 자극을 최대한으로 비우고 오히려 관객이 무언가를 ‘보는 것'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비록 개인적인 정신 상태로부터 점화되긴 했지만, 저는 이 아이디어가 관객의 선택 및 개입을 작품 자체로 여기면서 “모두 결국 다르게 본다(감상한다).”라는 제가 꾸준히 다뤄오던 주제를 개념적으로 심화시키고, 시각예술의 ‘보기'의 행위를 또 다른 측면에서 다룰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Q3. 전시에 텍스트가 주로 활용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3. 관객 각자의 다른 선택에 따른 감상 자체가 작품이 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이후, 저는 관객이 관습적으로 전시장에서 작품처럼 여길 수 있는 것(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이미지, 형태, 볼륨, 색 등)들을 최대한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이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역설적으로 그때, 그곳에 없는 것을 연상하도록 하는데만 활용되면서, 관객이 스스로 작품을 완성하도록 하는 트리거의 역할만 수행하게끔 하고 싶었어요.
이러한 점에서 전시 기간 동안에 관객이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전시 기간(현재)의 밖(과거나 미래)으로부터 온 것들로 구성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을 넘나든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Q4. 관객들의 다양한 감상 자체가 작품이 된다고 하셨는데, 그럼 작가님은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보실 수 있나요?
A4.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사전에 다양한 분야의 6인을 섭외해 전시를 관람하고 자유롭게 글을 적어서 보내달라고 요청해 두었습니다. 물론 더 많은 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서도 전시에 대한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 이메일(iamhazemeter@gmail.com)로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전시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해서 전문가이거나 전공자여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답니다.
Q5. ‘Hovering Duration’이라는 전시 제목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A5. 전체를 파악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제목을 짓기보다는 그 어떠한 관객의 감상도 포용이 가능한, 전시의 어떤 파편적인 모습에서도 기능할 수 있는 제목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관객들마다 이 전시와 관계 맺는 정도와 방식이 각각 다를 거니까요. 그러한 의미에서 ‘Hovering’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나타났다 금방 사라져 버리는 텍스트일 수도 있고, 잠시 짬을 내 전시를 방문한 관객 그 자신일 수도 있고, 2층에 위치한 전시공간에서 3주 동안 열리는 전시 자체가 될 수도 있겠죠. 또, 이 세 가지가 모두 일시적이면서도 주관적인 ‘Duration’을 가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Q6.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A6. 다가오는 11월에 CR콜렉티브에서 있을 ‘처절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단체전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가속주의 시대에 인간의 감각, 그중에서도 시각이 당면한 소외를 문제를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ᵃSOC01 Artist] Yoonjae Lee
이윤재는 시각 예술의 근본이 되는 '보기' 행위를 탐구한다. 특히, '보기'라는 행위의 중점을 눈의 각막으로 설정하여, 각자가 광학적으로 다르게 보고 있음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의 연구는, 시각예술은 이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연장선에 놓인 «Hovering Duration»은 시각예술의 '보기'를 선택적인 행위로 만듦으로써, 관객들의 각기 다른 눈 상태만큼이나 다양한 결과를 구축하려는 시도이다. 한편, 이러한 시도에는 특정한 대상을 작품으로써 여긴다는 것과 물질적인 작품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작가가 한동안 느꼈던 무력감이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 지친 상태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시각예술은 왜 꼭 그래야만 하는가?"와 같은 뻔하고 의미 없어 보이는 질문들을 이윤재는 오히려 진지한 태도로, 공간으로 옮겨놓는다. 작가는 «Hovering Duration»이 시각예술이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가 드러나는 사건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질문한다. 이곳을 맴도는 건 전시라는 개념일까. 작품이라는 현상일까. 관객이라는 존재일까.
2024. 07.
https://common-giant-364.notion.site/Artist-Interview-d21189738cbf4f36a4d7242f95466ae1
Caption Seoul